스킨스쿠버 다녀오느라 많이 피곤했을 사슴한테
한시간동안 완젼 퍼부었다.
원래 퍼부울 생각따윈 없었는데
그냥 말하지 않고;
식으면 식는대로
혹은 이해할 수 있으면 이해할 수 있는데로
그냥 넘어갈 생각이었다.
근데 완젼히 퍼부었다.
변변한 변명도 못하고 미안해미안해만 내쏟는 사슴이
웬지 더 얄미웠다.
그거 이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럴텐데
그래도 그냥 얄미웠다.
미안할지 알면
조금이라도 전에
날조금만 더 배려해주지
아침에 일어나니까
가슴이랑 위랑
쇠고랑으로 긁듯이 아프다
내마음이 너무 아프다.
사슴을 아프게 해서 나도 너무 아프다
내가 이렇게 아픈데
사슴은 얼마나 아플까.
옛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게 받아주다가
남자는 끈이 탁 끊어질 지도 모른다.
더이상 내가 얘한테 해줄 수 있는게 없구나
하고 느껴서
갑자기 헤어지자고 할 지도 모른다.
사슴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생각이 문뜩든다.
그래서 불안하다기보다는
그냥 그냥 마냥 슬프다.
그래도 괜히 말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많이 참았고
너무 많이 서운했고
너무 많이 상처 받았고
너무 많이 그가 내게 무관심했고
너무 많이 나를 내팽개쳐놨고
그걸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
니마음이 예전같지 않다는것을
내가 니 삶의 몇순위 안에 들지 않는다는것을
너무 단적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말하지 않았다며
슬픔에 치여, 그를 만나지 않아 다른기억들도 채워진 시간들에 치여
정말 마음과 감정이 떠나버렸을 거 같다.
그래서 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슴이랑 위가 너무 아프다.
미안하다는 감정
아니 슬프다는 감정이 가득하다.
사슴은 잠은 잘 잤을까
안자면 화낼꺼라고 으름장을 놓긴 했는데
원래 내가 화낸면 잠 잘 못자는데
아마 좀있다 만나면
밤새 잠을 못자면서
떠올랐던 내가 했던 사슴에게한 서운한 행동들을
마구 말하면서
이번엔 내가 미안해 미안해 하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내가 하나도 안미안해서
그냥 싸우고 말던가.
그래도 이틀후며 넌 해외로 가버렷
또 연락도 안되고
싸우면 감정을 풀 시간도 없겠지
이런게 너무 싫다.
이런 상황이 너무 슬프다.
몇년만에 찾아온 우리에게 가장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시간에
그를 물리적으로 볼시간에 쥐꼬리 만한것도 싫고
그런 결정을 한 그도 싫고
이런걸로 슬퍼해야 하는 나도 싫고
나의 퍼부움 때문에
그가 기대했던 여행을 불편한 마음으로 하게 될 것도
싫고
그저 그저 슬프다.
우리앞에 있는 미래가 투명하지 않는것은 솔직히 괜찮다.
우린 아직 어리니까.
넌 더 어리니까
이런말 하면 건방지겠지만
나라도 그나마 기반이 닦였으니까.
하지만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실이 슬퍼야 하는건
정말 정말 싫다.
가슴이 아프다.